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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마담2 (크루즈 액션, 유머, 흥행)

한여름 극장에서 머리 비우고 웃다 나오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마음으로 오케이 마담2를 골랐습니다. 6년 만에 돌아온 속편이고, 이번 무대는 비행기가 아니라 초호화 크루즈입니다.결과부터 말씀드리면 웃음의 양은 늘었는데 밀도는 얇아졌습니다. 크루즈라는 공간을 어떻게 썼는지, 유머가 어디서 어긋났는지, 그리고 개봉 성적이 왜 이렇게 나왔는지 순서대로 정리하겠습니다.크루즈라는 무대가 만든 액션전작이 비행기 기내를 무대로 삼았다면, 이번에는 이스턴 비너스라는 크루즈 전체가 배경입니다. 꽈배기집 폐업 위기에 몰린 미영이 결혼식 초대장을 받고 가족과 함께 배에 오르는데, 그 배가 범죄 조직에 통째로 납치되면서 이야기가 굴러갑니다.이런 설정을 원 시추에이션(one situation) 구조라고 부릅니다. 도..

카테고리 없음 2026. 8. 15. 07:52
명탐정 코난 하이웨이의 타천사 (추리, 액션, 흥행)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극장을 나오면서 "내가 방금 본 게 추리물이 맞나" 하고 한참 생각했습니다. 명탐정 코난 극장판 29기 하이웨이의 타천사는 오토바이 추격에 모든 것을 걸었고, 그 대가로 추리를 거의 내려놓았습니다.그런데도 이 작품은 일본에서 흥행 수입 136억 엔을 넘겼습니다. 이 글에서는 추리가 왜 무너졌는지, 액션은 얼마나 남았는지, 그리고 혹평 속에서도 흥행이 유지되는 구조를 짚어보겠습니다.추리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이번 극장판은 가나가와현경 교통기동대의 하기와라 치하야를 주역으로 세우고, 폭주하는 검은 바이크 루시퍼를 쫓는 구조로 짜여 있습니다. 소재만 보면 살인 사건 두 건과 정체불명의 운전자가 걸려 있으니 추리물의 뼈대는 갖춘 셈입니다. 문제는 그 뼈대에 살이 붙지 않았다는 점입니다.추..

카테고리 없음 2026. 8. 15. 03:52
위플래쉬 (결말, 플레처 논쟁, 셔젤 의도)

위플래쉬가 정말 '인생 자극 영화'일까요?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마지막 9분의 드럼 연주에 소름이 돋아 한참을 앉아 있었는데, 몇 년 뒤 다시 보니 전혀 다른 영화가 되어 있었습니다.같은 장면이 어떤 날은 성공담으로, 어떤 날은 파멸의 기록으로 보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정반대의 감상이 왜 생기는지, 플레처를 둘러싼 논쟁과 감독의 진짜 의도를 제 관점으로 정리합니다.결말이 관객마다 정반대로 보이는 이유위플래쉬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2014년 두 번째 장편으로, 명문 음악학교 신입 드러머 앤드류와 폭군 지휘자 플레처의 충돌을 다룹니다. 마지막 카네기홀 연주에서 앤드류가 플레처마저 압도하며 영화가 끝나는데, 문제는 그 엔딩을 두고 감상이 정확히 갈린다는 점입니다.한쪽은 한계를 넘어선 천재의 성취담..

카테고리 없음 2026. 8. 14. 19:19
오디세이 후기 (놀란, 결말 해석, 관람 포인트)

지난 주말, 세 시간짜리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러닝타임을 보고 걱정부터 했는데, 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시간이 어디로 갔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이 글에서는 제가 극장에서 직접 느낀 오디세이의 매력과, 그 결말이 왜 그렇게 끝났는지에 대한 제 나름의 해석을 남깁니다.놀란 감독은 왜 서사시를 노래처럼 만들었을까오디세이의 원작은 기원전 8세기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대서사시(Epic)입니다. 여기서 대서사시란 영웅의 긴 여정을 운문, 그러니까 노래의 형식으로 읊어 전하던 장편 이야기 양식을 뜻합니다(출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고백하자면 저는 원작을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관람 전에 이해를 못 하면 어쩌나..

카테고리 없음 2026. 8. 14. 17:49
휴민트 리뷰 (장르 긴장감, 캐릭터 무게, 감독의 분노)

극장에서 휴민트를 보고 나오면서 이상하게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류승완 감독 영화를 보고 나올 때 느끼던 그 묵직함이 없었어요. 잘 만든 영화인 건 분명한데, 뭔가 빠진 것 같은 그 기분을 한참 동안 분석했습니다.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이 영화는 제목이 약속한 것을 끝내 지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문제: 장르 긴장감을 스스로 지운 영화휴민트(HUMINT)란 Human Intelligence의 약자로, 사람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첩보 활동을 뜻합니다. 위성 감청이나 통신 도청처럼 기계가 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고, 그 신뢰를 정보로 바꾸고, 필요가 없어지면 버리는 냉혹한 행위입니다. 이 단어가 제목인 영화라면 그 불편함을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었습..

카테고리 없음 2026. 8. 13. 10:27
토이 스토리 5 리뷰 (놀이의 본질, 디지털 화해, 세대교체)

디지털로 아날로그를 몰아낸 픽사가, 30년 만에 아날로그의 편에 서서 디지털을 심판대에 올렸습니다. 1995년 세계 최초의 장편 CG 애니메이션으로 출발한 토이 스토리가 5편에 이르러 꺼낸 질문은 "장난감 대신 태블릿을 쥔 것이 문제인가?"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이 시리즈가 30년 동안 품고 있던 가장 깊은 지점에 마침내 닿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놀이의 본질 — 릴리패드가 건드린 것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는 것이 단순히 "옛날 방식"이라는 뜻일까요? 저는 영화 초반, 본이가 앞마당에서 혼자 장난감으로 역할극을 펼치는 장면을 보면서 이 질문을 다시 붙들게 됐습니다.네덜란드 역사가 요한 호이징아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즉 '놀이하는 인간'으로 정의했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6. 8. 1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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