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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버드 (원더 세계관, 나치 점령기, 아동권리영화제)

악역이 주인공이 되면 이야기는 더 깊어질까요? 영화 '원더'에서 어기를 괴롭히던 줄리안이 이번엔 할머니의 입을 빌려 전혀 다른 이야기를 꺼내 놓습니다. 제가 원더를 처음 봤을 때 눈물을 훔쳤던 기억이 있어서, 그 세계관을 잇는 작품이라는 소식에 망설임 없이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화이트 버드는 제 기대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원더 세계관이 이어진 방식, 생각보다 훨씬 정교했습니다원더의 세계관을 단순히 '같은 학교 이야기'로 이어갔다면 솔직히 실망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화이트 버드는 전혀 다른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어기를 괴롭히다 전학을 간 줄리안이 새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풀이 죽어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에서, 저는 이상하게도 그에게 연민을 느꼈습니다. 괴롭히던 아이가 이번엔 외톨이가 됐다는 구도..

카테고리 없음 2026. 8. 2. 17:21
조커2 폴리 아 되 (법정드라마, 서사붕괴, 속편책임)

솔직히 고백하면, 극장에서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1편의 계단 춤 장면이 줬던 그 전율을 기대하고 들어갔는데, 아서 플렉은 재판정에 앉아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거든요. 는 전편이 쌓아올린 모든 것을 감독 스스로 해체하는 이례적인 속편입니다. 법정 드라마의 구조적 재미도, 캐릭터 서사의 밀도도 모두 빠진 자리에 무엇이 남는지, 며칠을 곱씹으며 따져봤습니다. 법정드라마가 실패하는 조건을 스스로 충족했다법정 드라마 장르에는 하나의 공식이 있습니다. 사건의 진실이 불분명할수록 관객의 몰입도는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시드니 루멧 감독의 (1957)이 60년이 넘도록 법정 드라마의 교과서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단 하나의 증거가 배심원단의 만장일치 유죄 평결을 뒤흔들고,..

카테고리 없음 2026. 8. 1. 22:11
호프 해석 (코스믹 호러, 고추론, 속편 가능성)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 극장에서 눈치채셨습니까? 저는 개봉일에 바로 봤는데, 나오는 순간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내내 밥 먹다가도, 자다가도 마지막 장면이 자꾸 떠올랐고, 곱씹을수록 오히려 이 영화가 점점 더 좋아지는 이상한 경험을 했습니다. 나홍진 감독이 추격자부터 곡성까지 쌓아온 세계관이 호프에서 어디까지 왔는지, 그리고 왜 저는 속편이 나오지 않을 거라 확신하는지 풀어보겠습니다. 코스믹 호러 — 나홍진이 반복해온 하나의 세계나홍진의 영화에는 놀라울 만큼 일관된 구조가 있습니다. 추격자의 엄중호, 황해의 김구남, 곡성의 전종구, 그리고 호프의 고범석까지. 이들이 공통적으로 맞닥뜨리는 것은 코스믹 호러(Cosmic Horror)입니다. 코스믹 호러란 인간의 ..

카테고리 없음 2026. 8. 1. 21:02
발레리나 리뷰 (세계관, 액션 개성, 팬 관람)

존 윅 시리즈를 1편부터 4편까지 전부 극장에서 챙겨본 저로서는 스핀오프 소식에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핀오프는 원작의 후광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가 직접 보고 나니 그 판단은 절반만 맞았습니다. 초반부의 늘어짐과 후반부의 폭발력이 너무나 극명하게 갈리는 영화였거든요. 존 윅 유니버스 속 발레리나, 세계관은 어떻게 연결되나이 영화는 존 윅 유니버스(John Wick Universe), 즉 동일한 킬러 사회의 규칙과 조직 체계를 공유하는 세계관 안에 위치합니다. 여기서 존 윅 유니버스란 하이 테이블이라는 킬러 소사이어티 최상위 기구를 중심으로, 콘티넨탈 호텔·루스카 로마 같은 조직들이 얽혀 돌아가는 범죄 사회 전체를 가리킵니다. 제가 직접 확인해보니 타임라인이 꽤 까..

카테고리 없음 2026. 8. 1. 20:51
백룸 영화 리뷰 (리미널 스페이스, 무의식, 공포연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몇 년 전 유튜브 알고리즘이 던져준 9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을 보고 며칠 동안 그 노란 복도가 머릿속에 맴돌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 영상이 A24의 장편 영화가 됐다는 소식에 반신반의하며 극장 좌석에 앉았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해 당시 열여섯 살이던 소년의 손을 거쳐 스크린까지 올라온 이 영화, 과연 2시간짜리 극장판으로 그 공포가 살아남았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텍스트는 흥미롭고 해석은 즐거웠지만 공포 영화로서의 기능은 아쉬웠습니다. 리미널 스페이스, 익숙한 공간의 공포제가 처음 백룸 단편을 봤을 때 느낀 감정은 '무섭다'기보다 '불편하다'에 가까웠습니다. 그 감각의 정체를 이번 영화를 보고 나서야 제대로 언어로 정리할 수 있었는데, 바로 리미널..

카테고리 없음 2026. 8. 1. 19:27
F1 더 무비 (촬영 기술, 제리 브룩하이머, 극장 부활)

F1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피트스톱이며 서킷 구조를 검색하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주변에서 "무조건 아이맥스로 봐야 한다"는 말을 하도 들어서 반신반의하며 예매했는데, 엔진 사운드가 온몸을 때리는 순간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F1에 대해 아는 거라곤 이름뿐이었지만, 영화관을 나올 때는 뭔가 완전히 다른 세계를 다녀온 느낌이었습니다. 레이싱 영화인데 왜 극장에서 봐야 할까 — 촬영 기술의 문제레이싱 영화는 TV로 봐도 충분하지 않냐는 말, 저도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F1 더 무비는 그 전제 자체를 흔들어 놓는 작품입니다.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건 촬영 방식입니다. 제작진은 소니와 협업해 아이맥스(IMAX)급 화질을 구현할 수 ..

카테고리 없음 2026. 8. 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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