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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브랜드 뉴데이 (통과의례, 진 그레이, 성장담)

솔직히 말하면 저는 정보를 일부러 차단하고 갔습니다. 예고편도 최소한으로 봤고, 진 그레이가 등장한다는 사실도 몰랐어요. 그래서 극장에서 처음 그 장면을 마주쳤을 때 진짜로 입이 벌어졌습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데이는 아이맥스로 먼저 보고, 여운이 길어 스크린엑스로 한 번 더 볼 계획을 세울 만큼 제 마음속에 오래 머문 영화입니다. 우주를 논하다 갑자기 뉴욕 골목 사이렌 소리로 시야를 좁혀버린 영화, 아쉬움만큼이나 좋았던 그 이유를 정리해 봤습니다. 통과의례 구조로 읽는 피터 파커의 성장담20세기 초 인류학자 아르놀트 판 헤네프는 대륙도, 언어도, 신앙도 전혀 다른 세계 각지의 부족 사회가 소년을 어른으로 만드는 방식에서 놀랍도록 동일한 문법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가 이름 붙인 이 ..

카테고리 없음 2026. 8. 5. 11:37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진입장벽, 샘 윌슨, 레드 헐크)

마블 영화를 잘 모르는 친구한테 이 영화 추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 고민했습니다. 기대치를 한껏 낮추고 들어간 극장에서도 아쉬움을 가득 안고 나온 관람이었거든요. 샘 윌슨이 방패를 든 첫 단독 영화라는 설레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집에 돌아와 윈터 솔져를 다시 꺼내 보며 전성기를 추억하게 만든 작품입니다. 마블 영화를 보려면 도대체 몇 편을 봐야 할까요 — 진입장벽 문제슈퍼히어로 영화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자신 없습니다.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최소한 2008년작 인크레더블 헐크를 봐야 합니다. 인크레더블 헐크는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즉 마블 스튜디오가 구축한 하나의 거대한 공유 세계관 안에서 탄생한 작..

카테고리 없음 2026. 8. 3. 19:06
데드풀과 울버린 (오프닝, 보이드, 구세주)

데드풀과 울버린은 개봉 첫 주말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약 4억 3,8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R등급 영화 오프닝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출처: Box Office Mojo). 숫자만 보면 구세주라는 말이 농담이 아닌 것처럼 보이죠. 저도 개봉일에 극장에 앉아 오프닝 크레딧이 올라오는 순간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설렘을 다시 느꼈습니다. 그런데 극장을 나서면서 드는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이 영화가 정말 MCU를 구한 걸까요, 아니면 구원의 흉내만 낸 걸까요. 오프닝: 6년 만의 귀환이 남긴 첫인상데드풀 2가 나온 게 2018년이니, 무려 6년 만의 귀환입니다. 저는 1편과 2편을 모두 극장에서 낄낄거리며 봤던 팬인지라, 이 공백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오프닝 시퀀스에서 엔싱크의 'By..

카테고리 없음 2026. 8. 3. 16:58
썬더볼츠 리뷰 (기대치, 캐릭터, 뉴어벤져스)

마블 영화라는 말만 들어도 피로감이 밀려오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썬더볼츠는 그 피로감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날려버렸습니다. 초능력 없는 루저들의 모임이라는 설정이 오히려 이 영화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고, 보이드(Void)라는 개념으로 풀어낸 자기혐오와 위로의 메시지는 히어로 영화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깊이였습니다. 기대치를 바닥까지 낮추고 들어간 극장솔직히 털어놓겠습니다. 저는 거의 의무감으로 극장을 찾았습니다. 앤트맨 3가 양자 세계(Quantum Realm)를 들먹이며 흥미를 잃게 만들었고, 이터널스는 우주적 스케일을 내세우다가 관객과의 접점을 완전히 놓쳤습니다. 여기서 양자 세계란 극미세 차원의 공간을 뜻하는 마블 세계관의 설정인데, 쉽게 말해 이야기가 커질수록 왜인지 ..

카테고리 없음 2026. 8. 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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