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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4 솔직 단평 (마석도, 공식, 김무열)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범죄도시라면 개봉 첫 주에 예매부터 하고 보는 사람입니다. 마석도 형사가 손바닥으로 악당 뺨을 후려칠 때의 그 시원함을 극장에서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 4편은, 극장을 나오면서 처음으로 "재밌긴 했는데 조금 아쉬웠다"는 말을 삼켰습니다.오해는 마세요. 못 만든 영화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믿고 보는 시리즈일수록, 네 번째쯤 되니 그 믿음이 양날의 검이 되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글은 길게 늘어놓지 않고 제가 느낀 딱 두 가지만 솔직하게 적어보려 합니다. '믿고 보는 마석도' 공식의 힘과 한계범죄도시4는 2024년 개봉작이고, 마동석이 다시 괴물 형사 마석도로 돌아와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쫓습니다. 이 시리즈의 공식은 사실 아주 단순합니다. 마석도가 등장하고, ..

카테고리 없음 2026. 9. 3. 10:51
비광 (이지원, 김시아, 관람 전 체크)

비광이 오늘 극장에 걸립니다. 러닝타임 109분, 15세 이상 관람가, 연출과 각본은 미쓰백을 만든 이지원 감독입니다. 저는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가 줄거리보다 캐스팅에 있다고 봅니다. 류승룡의 딸로 나오는 김시아가 바로 미쓰백에서 데뷔한 그 배우이기 때문입니다.이지원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상업영화비광은 이지원 감독의 두 번째 상업영화입니다. 첫 작품인 미쓰백이 2018년이었으니 8년 만입니다. 상업영화란 극장 개봉을 전제로 투자와 배급을 받아 만든 작품을 가리킵니다. 독립영화나 단편과 달리 제작비 규모가 크고 배우 캐스팅의 무게도 다릅니다.이야기의 뼈대는 이렇습니다. 톱스타 부부인 중구와 남미가 갑자기 나타난 중구의 딸 동주 때문에 파경을 맞고, 8년이 지난 뒤 사건에 휘말린 동주를 구하려..

카테고리 없음 2026. 9. 2. 07:44
듄 파트2 다시 보기 (예언, 챠니, 사막)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이건 영웅 탄생기가 아니라 메시아 경고입니다. 극장을 나오며 옆자리 관객이 "폴이 드디어 복수에 성공했다"고 흐뭇해하는 걸 들었는데, 저는 정반대의 서늘함을 느끼며 걸어 나왔습니다.드니 빌뇌브의 '듄: 파트2'는 한 소년이 왕좌에 오르는 승리의 이야기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그 승리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관객이 뒤늦게 깨닫도록 설계된 작품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 영화가 왜 통쾌한 복수극이 아닌지, 그리고 빌뇌브가 카메라와 챠니의 시선을 통해 무엇을 경고하는지 제 관점으로 풀어봅니다.영웅 서사가 아니라 '메시아 경고'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폴 아트레이데스가 가문을 몰살한 하코넨과 황제에게 복수하고 아라키스의 지배자가 되는 이야기'로 기억합니다. 표면적으로는 맞습니다. 하..

카테고리 없음 2026. 9. 1. 16:15
드라큘라 러브 테일 (베송, 엘프만, 관람팁)

드라큘라 영화인데 하나도 무섭지 않다면, 그건 실패한 걸까요. 8월 26일 개봉한 드라큘라 러브 테일을 두고 반응이 갈리는 지점이 정확히 여기입니다. 저는 이 영화가 공포를 못 만든 게 아니라 처음부터 만들 생각이 없었다고 봅니다. 뤽 베송이 누구를 불러왔는지만 확인해도 그 의도가 드러납니다.베송이 하필 400년짜리 기다림을 택한 이유이 작품은 브램 스토커가 1897년에 쓴 소설을 바탕으로 하지만, 원작의 뼈대를 그대로 따라가지는 않습니다. 전쟁으로 연인을 잃은 남자가 신을 버리고 저주를 택한 뒤, 그 사람이 돌아오기를 400년 동안 기다린다는 이야기로 다시 짜였습니다. 러닝타임은 129분이고, 프랑스에서는 2025년 7월에 먼저 공개된 뒤 국내에는 1년 넘게 지나 들어왔습니다.흔히 이 영화를 고딕 호러..

카테고리 없음 2026. 9. 1. 10:34
콘크리트 유토피아 해석 (아파트, 영탁, 계급)

저는 재난영화를 좋아해서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무너지는 건물과 생존 스릴을 기대하며 극장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크레딧이 올라갈 때 제 머릿속에 남은 건 지진 장면이 아니라, "당신은 이 아파트에 살 자격이 있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재난영화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계급 우화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엄태화 감독이 무너진 서울 한복판에 유일하게 남긴 아파트 한 동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이병헌이 연기한 '영탁'이라는 인물의 정체가 왜 이 영화의 핵심인지를 제 관점으로 풀어보겠습니다.대지진이 드러낸 '아파트=계급''콘크리트 유토피아'는 2023년 엄태화 감독이 연출하고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이 출연한 재난 드라마입니다. 원인 불명의 대지진이 수도권을 통째로 갈아엎은 뒤, 오직 '황궁 아파트' 한 동만 ..

카테고리 없음 2026. 8. 31. 13:23
왕과 사는 남자 (엄흥도, 청령포, 각색)

1457년 영월 청령포에 유배된 열일곱 살의 노산군, 그리고 그 곁에 남은 영월 호장 엄흥도. 실록이 남긴 기록은 길지 않습니다. 장항준 감독의 첫 사극 왕과 사는 남자는 그 짧은 기록을 두 시간짜리 이야기로 늘린 영화입니다. 저는 이 확장 방식이 작품의 성패를 갈랐다고 봅니다. 역사적 결말을 전제로 쓴 글이라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엄흥도, 몇 줄로 남은 사람엄흥도(嚴興道)는 1404년에 태어나 1474년에 세상을 떠난 실존 인물입니다. 직책은 영월의 호장(戶長)이었습니다. 호장이란 고을의 행정 실무를 총괄하던 향리의 우두머리를 가리킵니다. 지방 관아에서 실제 살림을 굴리던 자리라고 이해하면 정확합니다.그가 역사에 남은 이유는 하나입니다. 노산군이 사사된 뒤 그 시신을 거두어 장사 지냈다는 사실입..

카테고리 없음 2026. 8. 3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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