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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4 솔직 단평 (마석도, 공식, 김무열)

시네씨 2026. 9. 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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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범죄도시라면 개봉 첫 주에 예매부터 하고 보는 사람입니다. 마석도 형사가 손바닥으로 악당 뺨을 후려칠 때의 그 시원함을 극장에서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 4편은, 극장을 나오면서 처음으로 "재밌긴 했는데 조금 아쉬웠다"는 말을 삼켰습니다.

    오해는 마세요. 못 만든 영화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믿고 보는 시리즈일수록, 네 번째쯤 되니 그 믿음이 양날의 검이 되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글은 길게 늘어놓지 않고 제가 느낀 딱 두 가지만 솔직하게 적어보려 합니다.

     

    '믿고 보는 마석도' 공식의 힘과 한계

    범죄도시4는 2024년 개봉작이고, 마동석이 다시 괴물 형사 마석도로 돌아와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쫓습니다. 이 시리즈의 공식은 사실 아주 단순합니다. 마석도가 등장하고, 능글맞은 농담으로 긴장을 풀어주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압도적인 완력으로 상황을 정리하는 것. 저는 이 공식을 정말 좋아합니다. 복잡하게 머리 쓸 것 없이, 나쁜 놈이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사이다를 이만큼 확실하게 주는 한국 영화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이번 편에서도 그 손맛은 여전합니다. 마석도가 좁은 실내에서 여러 명을 순식간에 제압하는 초반 액션은,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고 타격의 무게를 그대로 보여줘서 극장 좌석이 울릴 정도였습니다. 여기에 특수기동대 반장을 맡은 이동휘의 코믹한 호흡이 붙으면서, 시리즈 특유의 '수사물인데 편하게 웃긴' 리듬도 잘 살아 있었습니다.

    문제는 바로 그 익숙함입니다. 1편에서 처음 장첸을 마주했을 때의 서늘함, 2편에서 강해상이 등장할 때의 긴장을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런데 4편은 시작하자마자 "아, 이거 그 흐름이구나" 하고 결말까지의 지도가 그려졌습니다. 안정감은 곧 예측 가능함이 되고, 예측 가능함은 어느 순간 기시감으로 바뀝니다. 잘 만든 놀이기구를 네 번째 타는 기분, 딱 그랬습니다.

    요약: 마석도의 타격감과 코믹 호흡은 4편에서도 확실하지만, 그 공식이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초반부터 결말이 예측되는 기시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번 빌런은 왜 덜 무서웠나

    제가 4편에서 가장 아쉬웠던 지점은 빌런입니다. 김무열이 연기한 백창기는 분명 잘 만든 캐릭터입니다. 냉정하고 계산적이며,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굴리는 IT 기반의 '스마트한 악당'이라는 설정은 시대에 맞게 진화한 시도라고 봅니다. 김무열의 서늘한 눈빛 연기도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압도감이 덜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유는 위협의 성격에 있었습니다. 1편 장첸의 칼, 2편 강해상의 흉기는 눈앞에서 당장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물리적이고 직접적인 공포였습니다. 관객인 저도 스크린 속 인물들과 함께 몸을 움츠렸죠. 반면 백창기가 다루는 무기는 서버와 자금, 숫자입니다. 무섭긴 한데 그 위협이 추상적이라, 마석도의 주먹이 정확히 무엇을 부수는지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액션 영화에서 빌런의 공포가 추상적이면, 그를 때려눕히는 카타르시스도 그만큼 옅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분명히 해두고 싶은 건, 마동석 액션 자체의 타격감은 조금도 녹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빌런과의 서사가 조금 밋밋해도, 그가 주먹을 뻗는 순간만큼은 여전히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가 됩니다.

    • 추천: 머리 비우고 확실한 액션과 사이다를 즐기고 싶은 분. 시리즈 팬이라면 손해 볼 일 없습니다.
    • 비추천: 새로운 이야기와 조여오는 긴장감을 기대하는 분. 익숙함이 오히려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참고로 시리즈의 흥행 기록이나 실존 사건 모티프가 궁금하다면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이나 나무위키에서 배경 정보를 함께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요약: 김무열의 백창기는 스마트한 빌런이지만 온라인 도박·IT라는 소재 특성상 위협이 추상적이어서 물리적 압도감이 덜했고, 그만큼 응징의 쾌감도 옅어졌습니다.

     

    결론

    정리하면 범죄도시4는 실패한 속편이 아니라, 너무 잘 작동하는 공식에 스스로 발목이 잡힌 속편입니다. 마석도라는 캐릭터의 매력과 마동석 액션의 타격감은 여전히 이 시리즈를 극장에서 볼 이유로 충분합니다. 다만 저처럼 매번 새로운 긴장을 기대해온 사람에게는, 이번만큼은 그 기대를 조금 내려놓고 순수한 오락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마음이 편했습니다.

    믿고 보는 시리즈라는 말은 칭찬이자 숙제입니다. 다음 편이 나온다면, 저는 백창기 다음의 빌런이 다시 한 번 저를 좌석에서 움츠러들게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그거면 이 시리즈는 계속 극장에서 볼 이유가 됩니다.

    참고: 나무위키 '범죄도시4'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