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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룸 영화 리뷰 (리미널 스페이스, 무의식, 공포연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몇 년 전 유튜브 알고리즘이 던져준 9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을 보고 며칠 동안 그 노란 복도가 머릿속에 맴돌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 영상이 A24의 장편 영화가 됐다는 소식에 반신반의하며 극장 좌석에 앉았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해 당시 열여섯 살이던 소년의 손을 거쳐 스크린까지 올라온 이 영화, 과연 2시간짜리 극장판으로 그 공포가 살아남았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텍스트는 흥미롭고 해석은 즐거웠지만 공포 영화로서의 기능은 아쉬웠습니다. 리미널 스페이스, 익숙한 공간의 공포제가 처음 백룸 단편을 봤을 때 느낀 감정은 '무섭다'기보다 '불편하다'에 가까웠습니다. 그 감각의 정체를 이번 영화를 보고 나서야 제대로 언어로 정리할 수 있었는데, 바로 리미널..

카테고리 없음 2026. 8. 1. 19:27
F1 더 무비 (촬영 기술, 제리 브룩하이머, 극장 부활)

F1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피트스톱이며 서킷 구조를 검색하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주변에서 "무조건 아이맥스로 봐야 한다"는 말을 하도 들어서 반신반의하며 예매했는데, 엔진 사운드가 온몸을 때리는 순간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F1에 대해 아는 거라곤 이름뿐이었지만, 영화관을 나올 때는 뭔가 완전히 다른 세계를 다녀온 느낌이었습니다. 레이싱 영화인데 왜 극장에서 봐야 할까 — 촬영 기술의 문제레이싱 영화는 TV로 봐도 충분하지 않냐는 말, 저도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F1 더 무비는 그 전제 자체를 흔들어 놓는 작품입니다.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건 촬영 방식입니다. 제작진은 소니와 협업해 아이맥스(IMAX)급 화질을 구현할 수 ..

카테고리 없음 2026. 8. 1. 18:22
마티 슈프림 (멈블코어, 사프디, 티모시 샬라메)

언컷 젬스를 본 뒤로 사프디 형제 영화라면 무조건 극장을 찾게 됐습니다. 그 정신없는 질주감이 중독처럼 남아서요. 조시 사프디의 신작 마티 슈프림은 그 기대를 훌쩍 넘었습니다. 1950년대 뉴욕 뒷골목의 허슬러 한 명을 따라가는 이 영화, 제가 극장을 나오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실존 인물 마티 라이스먼을 검색하는 것이었습니다. 조시 사프디가 탁구공을 고른 이유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마티 슈프림이 탁구 영화라는 건 알았는데, 그 탁구가 영화의 주제를 이렇게 정확하게 담아낼 줄은 몰랐거든요.영화의 실제 모티브가 된 인물은 마티 라이스먼입니다. 1950~60년대 뉴욕에서 활동했던 이 탁구 선수는 단순한 스포츠맨이 아니었습니다. 브로드웨이 탁구장에서 자기 실력을 숨긴 채 상대방이 큰 판돈을 걸게 유도..

카테고리 없음 2026. 8. 1. 17:16
디스클로저 데이 (스필버그 연출력, 결말 한계, 시대착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평생의 화두였던 외계인 음모론을 이번엔 정면으로 들고 나온다는 소식에 개봉일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극장을 나오면서 든 첫 감정이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였으니까요. 두 시간 반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몰입했는데, 정작 결말에서 김이 쭉 빠져버린 그 기분. 이 글은 그 당혹감을 풀어보는 과정입니다. 스필버그 연출력 — 거장은 역시 달랐다제가 처음 스필버그 영화에 빠진 건 E.T.를 비디오테이프로 봤을 때입니다. 달 앞을 가로지르는 자전거 장면에서 받은 충격이 아직도 선명해요. 그 감독이 이번엔 외계인의 존재를 판타지가 아닌 현실 기반으로 다룬다고 했을 때, 기대치가 얼마나 높았는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는 정부 비밀 조직 '워덱스'의 추적을 피해 외..

카테고리 없음 2026. 8. 1. 16:11
마이클 영화 리뷰 (배경, 공연 재현, 팬무비)

제작비 2억 달러. 마이클 잭슨의 전기영화 이 들고 나온 숫자입니다. 극장 예매를 누르면서 솔직히 기대 반, 의심 반이었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 때처럼 "아, 이게 팬무비구나" 싶은 결말을 예감했거든요. 그래도 마이클 잭슨이니까, 갔습니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배경부터 알아야 합니다영화 의 제작 구조를 먼저 짚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걸 모르고 보면 영화가 왜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납득하기 어렵거든요.이 영화의 핵심 제작자는 그레이엄 킹입니다. 바로 를 만든 그 프로듀서예요. 그는 2018년 흥행 직후 마이클 잭슨의 유산 관리 재단인 이스테이트(Estate)와 접촉을 시작했고,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제작 권리를 확보해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각본가 존 로건, 제작사 GK 필름, 그리고 마이크..

카테고리 없음 2026. 8. 1. 15:01
모아나 리뷰 (존재 이유, 복제의 한계, 디즈니)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극장 가기 전까지만 해도 꽤 기대했습니다. 원작 모아나를 정말 좋아했던 터라 실사로 어떻게 살아날지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두 시간을 앉아 있고 나서 집에 돌아와 제일 먼저 한 일이 원작 애니메이션을 다시 트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이 영화에 대한 저의 솔직한 총평입니다.이 영화의 존재 이유, 스스로 대답할 수 있을까요2026년 개봉한 디즈니 실사판 모아나의 순 제작비는 2억 5천만 달러입니다. 원작 애니메이션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간 셈이죠. 그런데 첫 주말 북미 오프닝은 4,300만 달러에 그쳤고, 이는 디즈니 실사 리메이크 역사상 최저 오프닝을 기록했던 백설공주와 경쟁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로튼 토마토 지수는 30% 초중반으로, 백설공주보다도 낮습니다(출처: Rotten T..

카테고리 없음 2026. 7. 3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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