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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담 리뷰 (캐릭터 분석, 각본 문제, DC 유니버스)

시네씨 2026. 8. 9. 16:55

목차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주인공이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요? 블랙 아담을 보고 나서 제가 처음 든 생각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드웨인 존슨이 왜 15년 넘게 이 캐릭터를 기다렸는지, 스크린을 보는 순간 곧바로 이해가 됐습니다. 그런데 그 캐릭터의 매력만큼 각본이 발목을 잡은 것도 사실입니다. 10점 만점에 4점. 제가 내린 점수입니다.

     

    캐릭터 분석: 선악 이분법을 거부한 빌런

    블랙 아담을 그저 "샤잠의 악당"으로만 알고 있었다면 이 영화는 꽤 낯설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이 인물은 DC 코믹스 세계에서 결코 인지도가 낮은 빌런이 아닙니다. 인저스티스(Injustice) 시리즈에도 등장할 만큼 비중 있는 캐릭터이고, 조커가 배트맨의 숙적이듯 블랙 아담은 샤잠의 숙적으로 수십 년간 자리를 지켜온 인물입니다(출처: DC Comics).

    이 영화에서 블랙 아담의 본명은 테스 아담입니다. 그는 샤잠의 힘(Shazam's Power)을 받은 챔피언인데, 여기서 샤잠의 힘이란 솔로몬의 지혜, 헤라클레스의 힘, 아틀라스의 체력, 제우스의 번개 등 여섯 신의 능력을 복합적으로 지니는 것을 의미합니다. 슈퍼맨과 동급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이죠.

    제가 직접 봐서 확인한 건 이 캐릭터가 정의감 없이 힘만 얻은 인물이라는 설정이 생각보다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입니다. 아들 후르트가 아버지를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챔피언의 자격을 넘겼고, 그 결과 도덕적 기준 없이 파괴력만 갖춘 존재가 탄생한 거죠. 아들의 희생으로 얻은 힘이라는 구조는 이 인물을 단순한 악인으로 읽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성공한 캐릭터를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닥터 페이트를 고릅니다. 닥터 페이트(Doctor Fate)는 헬멧을 매개로 우주적 마법을 다루는 캐릭터인데, 쉽게 말해 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지가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원형이 바로 이 인물입니다. 실제로 닥터 페이트는 1940년에 처음 등장했고, 닥터 스트레인지보다 20년 이상 앞섭니다. 전투 장면에서 손끝으로 다채로운 마법을 구현해내는 모습은 제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설득력 있었습니다. 최근 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에서 허공에 손만 휘젓는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더 풍성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반면 호크맨(Hawkman)은 아쉬웠습니다. 1940년 등장한 저스티스 소사이어티(JSA: Justice Society of America)의 핵심 멤버인데, 여기서 JSA란 저스티스 리그보다도 앞서 존재했던 DC 최초의 히어로 팀을 의미합니다. 그 역사적 무게를 살리지 못하고 그저 "정의, 정의"만 외치는 일차원적 캐릭터로 소비된 것은 분명한 낭비로 보입니다.

    • 블랙 아담: 도덕적 나침반 없이 샤잠의 힘을 지닌 파괴형 챔피언. 슈퍼맨급 전투력
    • 닥터 페이트: 1940년대 원조 마법사 히어로. 다채로운 마법 연출이 이 영화 최대 강점
    • 호크맨: JSA 창립 멤버이지만 캐릭터 서사 부재로 반감만 남긴 아쉬운 사례
    • 저스티스 소사이어티(JSA): 1940년 창설된 DC 최초의 히어로 팀. 저스티스 리그의 원조
    요약: 블랙 아담은 선악 이분법을 거부하는 입체적 캐릭터이며, 닥터 페이트의 마법 연출이 이 영화의 가장 성공한 요소다.

     

    각본 문제와 DC 유니버스의 조급증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등장하는 순간, 저는 직감했습니다. 아, 또 시작이구나. DC 특유의 올인 전략, 그 빌드업 없는 팀업이 또 펼쳐지는구나 하는 느낌이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 아니었습니다. DCEU(DC Extended Universe)라는 DC 실사 영화 세계관은 단일한 세계관 안에서 여러 캐릭터의 이야기를 연결하는 방식인데, 문제는 각 캐릭터의 서사를 쌓을 시간을 주지 않고 한꺼번에 등장시키는 조급증이 반복된다는 겁니다(출처: Rotten Tomatoes).

    이 영화의 제작비는 약 2억 달러입니다. 드웨인 존슨이 메인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리고 직접 주도했으니, 이 캐릭터에 대한 그의 애착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실제로 그는 훨씬 전부터 블랙 아담의 캐스팅 후보로 거론됐고 DCEU의 여러 사정으로 15년 가까이 출연이 미뤄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애정이 스크린 위에서 느껴지는 건 분명합니다.

    그러나 각본은 그 애정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이터니움이라는 금속을 독점한 고대 독재자 아크톤, 현대의 군벌 인터갱, 그리고 갑작스럽게 소환되는 지옥의 챔피언 사바크(Sabbac)까지. 각 요소가 논리적으로 쌓이지 않고 급하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왕관 관련 전개와 아몬의 선동 장면은 제가 직접 봐도 눈 뜨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슬로모션 과다 사용도 제 눈에는 걸렸습니다. 감독이 잭 스나이더 스타일의 연출을 의식했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었는데, 뒤로 갈수록 오히려 피로감이 쌓였습니다. CG 역시 배경과 인물의 괴리가 분명히 보였고, 리얼리티는 처음부터 포기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쿠키 영상. 헨리 카빌의 슈퍼맨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저도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그 전율은 "이 영화가 잘 만들어졌구나"가 아니라 그냥 슈퍼맨이라는 캐릭터 자체의 힘이었습니다. DC는 슈퍼맨을 제대로 팔지도 못하면서 놓지도 못하는 상황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죠. 던져놓고 수습은 안 하는 이 익숙한 패턴이 이번에도 그대로 반복됐다는 씁쓸함이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 아담이라는 캐릭터의 활용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봅니다. 살인과 파괴를 허용하는 이 캐릭터는 저스티스 리그의 윤리 기준 안에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바로 그 어색함이 앞으로 이 인물을 더 절묘하게 쓸 수 있는 여지가 되기도 하니까요. DC가 조급증을 내려놓고 이 가능성을 차근차근 쌓아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요약: 블랙 아담은 드웨인 존슨의 애정이 느껴지는 작품이지만, DC 특유의 조급한 전개와 허술한 각본이 캐릭터의 가능성을 절반으로 깎아버렸다.

     

    자주 묻는 질문

    Q. 블랙 아담은 샤잠보다 강한가요?

    A. 원작 코믹스 설정 기준으로는 블랙 아담이 샤잠보다 전투력이 높은 것으로 묘사됩니다. 샤잠은 힘을 가족들과 나누는 경우도 있어 약하게 보이는 장면이 많지만, 블랙 아담은 수천 년간의 실전 전투 경험까지 더해져 있습니다. 슈퍼맨과도 접전을 펼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입니다.

     

    Q. 저스티스 소사이어티(JSA)가 저스티스 리그보다 먼저 나온 팀인가요?

    A. 그렇습니다. JSA는 1940년에 처음 등장한 DC 최초의 히어로 팀으로, 저스티스 리그보다 수십 년 앞섭니다. 호크맨, 닥터 페이트 등이 창립 멤버인데, 마블의 팔콘이나 닥터 스트레인지 같은 캐릭터들이 오히려 이들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 블랙 아담 쿠키 영상에 슈퍼맨이 나오나요?

    A. 네, 헨리 카빌이 슈퍼맨으로 직접 등장합니다. 블랙 아담과 대치하는 짧은 장면인데, 전율이 느껴지는 건 사실입니다. 다만 DC가 이 장면을 이후 작품에서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Q. 블랙 아담 영화,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나요?

    A. 제가 보기엔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와 함께 보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장면들이 있습니다. 블랙 아담이 적들을 물리적으로 처치하는 장면이 꽤 직접적으로 묘사되고, 전반적인 분위기도 어둡습니다. 중학생 이상의 관객이라면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정리하면, 블랙 아담은 나쁜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좋은 영화라고 부르기도 어렵습니다. 캐릭터 자체의 매력과 드웨인 존슨의 물리적 존재감, 그리고 닥터 페이트의 마법 연출은 충분히 볼 만합니다.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파괴와 액션을 즐기고 싶은 분들이라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 영화는 DC가 얼마나 좋은 재료를 가지고도 스스로 무너지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각본의 완성도가 캐릭터의 가능성을 따라잡았다면 전혀 다른 평가를 받을 수도 있었을 작품입니다. DC가 다음에는 조급증을 내려놓고 블랙 아담이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된 서사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Gk_crMMLeX4